[문제] :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세계화·정보화의 과정 속에 서 자아 및 문화적 정체성(正體性：identity)의 확립이 중요한 시대적 과 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체성과 관련하여, 다음 설화를 읽고 아래 세 가지 추론 중 하나를 골라, 그 논거를 제시하고 타당성을 논술하시오.(단, 원님 의 판결은 고려 대상에서 제외)
살아서 진천 죽어서 용인(生居鎭川 死去龍仁)
옛날에 이름과 나이가 똑같은 진천 사람과 용인 사람이 우연히도 한 날 한 시에 죽었다. 그 혼들이 저승에 들어가니 저승 사자가 말했다.
“진천 사람은 몇 해 더 살 사람인데 실수로 너무 일찍 왔으니 진천 사람 은 내보내라.”진천 사람의 혼이 현세로 나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보니, 이미 자신의 시신을 묻은 뒤였으므로 혼이 들어갈 데가 없었다. 혼이 사 방으로 돌아다니다 용인으로 가니 용인 사람의 시신은 아직 묻히지 않았 기 때문에 그 시신으로 혼이 쑥 들어가서 되살아났다. 몸은 용인 사람인 데 진천 사람의 혼으로 되살아나 보니 자식도 자기 자식이 아니고 집도 자기 집이 아니었다. 그래서 다시 진천 집을 찾아갔다. 그러나 진천 집 가 족들은 이미 장례를 치른 뒤였으므로, 그를 자기 남편, 자기 아버지로 알 아볼 리가 없었다.
“아, 이게 내 집인데. 네가 내 자식이고, 당신이 내 마누라인데 어찌 나 를 이렇게 괄시하느냐?”아무리 싸워도 안 되므로 원님에게 시비를 가려 달라고 부탁했다. 원님은 “분명 진천 사람의 혼이 용인 사람의 몸을 빌 려 되살아났으니, 살아 있는 동안은 진천 가족이 아버지로 섬기고, 죽은 뒤에는 용인 가족이 시신을 찾아가거라”라고 했다.
1. 되살아난 사람은 용인 사람의 몸1)이므로 용인 사람이다.
2. 되살아난 사람은 진천 사람의 혼2)이 들어갔으므로 진천 사람이다.
3. 되살아난 사람은 용인 사람도 진천 사람도 아닌 전혀 새로운 사람이다.
1) 몸은 물질, 외형, 可視的 세계로도 볼 수 있음.
2) 혼은 정신, 의식, 不可視的 세계로도 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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