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고교-학원, 난이도 조절 우려
올 수능의 문항 배점을 모두 정수로 하기로 함에 따라 문항간 배점 폭이 크게 넓어져 일선 고교와 학원가는 난이도 조절이 실패할경우 빚어질 문제점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언어영역의 배점 폭이 기존 0.4점에서 최대 2점으로 확대돼 수능에서 언어영역의 비중이 더욱 커져 언어영역에 대해 철저한 공부가 필요할 것으로 입시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대학들도 정수 배점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동점자에 대한 처리 기준을 세우는 등 바뀐 수능 배점에 따른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31일 평가원이 문항 배점을 모두 정수로 하기로 했다고 발표해 올 입시에서는 서울대처럼 원점수를 활용하는 대학에서도 소수점 이하 반올림으로 성적이 역전돼억울하게 당락이 뒤바뀌는 혼란은 사라지게 됐다.
그러나 정수 배점은 소수점의 경우 최대 0.4점에 불과했던 문항간 점수차가 무려 2점까지 벌어져 1점 문항과 3점 문항간 난이도 차이를 어떻게 적절히 조절할 수있느냐에 수험생과 교사, 입시전문가들이 초미의 관심을 쏟고 있다.
3점 문항을 틀렸을 경우 전체 성적이 이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여 수험생들은 그만큼 심적 부담이 더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 광남고 3년 배유진(19)양은 “3점짜리 문제의 난이도가 너무 낮을 경우 누구나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어 수능 변별력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며 “난이도가 어떻게 조절될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정수 배점은 언어영역의 비중을 크게 높여 놓았다”며 “올 입시에서 모두 15점인 언어영역의 3점짜리 문제를 맞히지 못할 경우 고득점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서울 청담고 이상기 교사는 “3점짜리 문제에 대한 학생 부담이 커진 것은 물론동점자가 많이 나올 경우 논술이나 면접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여기에 대한 대비도 서둘러야겠다”고 말했다.
정수 배점으로 인해 늘어날 동점자 처리도 대학에는 새 골칫거리가 될 전망이다.
평가원은 자체 예상결과 동점자가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지만점수마다 동점자가 증가하는 이상 각 대학 모집단위마다 합격선에 있는 동점자 수도예년보다 더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양대 최재훈 입학실장은 “인문계 지원자 가운데에는 동점자가 상당수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동점자의 경우 학부나 과의 성격에 따른 영역별 점수 우수자를 뽑는 등 2단계 처리 기준에 따라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결국 대학들은 기존의 논술이나 면접을 강화하는 등 어떤 식으로든 동점자 중에서 합격자를 가려내야 하기 때문에 올 입시에서는 동점자 처리기준이 새로운 변수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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