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은 재수생 고득점자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2003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 합격자 발표 결과 재수생이 강세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오히려 재학생 합격자 비율이 전년도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대에 따르면 정시모집 합격자 가운데 재수생은 31.2%로 전년도(37.7%)보다 6.5%포인트나 줄었다.
반면 재학생은 전년도보다 12.7%포인트가 늘어난 66.8%를 기록했다.
1단계 전형 합격자의 재학생과 재수생 비율이 62.0%와 35.9%였던 것에 비해 구술 면접고사를 치른 2단계 전형에서 상대적으로 재수생이 약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입시 전문가들은 재수생들이 서울대를 제외한 다른 대학의 인기학과에 몰린 탓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앙학원 김영일 원장은 “자연계에서는 고득점 재수생들이 서울대보다는 다른 대학의 의대, 한의대 등에 진학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도 “재수생들은 대부분 ‘학교’보다는 ‘학과’ 때문에 재수를 선택한다”며 “서울대를 제외한 상위권 대학 인기학과는 재수생 비율이 지난해보다 낮게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 입시전문가는 “수능시험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문제풀이 위주로 공부한 재수생들이 강세를 보였지만 구술 면접에서는 그같은 효과를 누리지 못한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는 서울대 입시관계자들의 분석과도 일부 상통한다. 서울대 김완진 입시관리본부장은 “전체적으로 재학생 합격자가 지난해에 비해 늘었지만 의예, 법학, 경영 등 인기학과는 재수생 합격자 비율이 지난해와 비슷하다”고 밝혔다.
서울대의 또다른 입시 관계자도 “아직 최종 합격자 분석이 끝나지 않아 단언할 수는 없지만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재수생들이 인기학과 위주로 경쟁하는 통에 전체적으로는 재학생들이 덕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서울대 정시모집 1단계 전형까지는 재수생 비율이 의예과 58.2%, 약대 56.9%, 법과대 48.6%, 경영 48.3% 등으로 전년도보다 높거나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경향신문
〈김종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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