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대학 자율화 원년이다. 정부의 틀 속에서 벗어나 대학들은 유능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나름대로 다양한 전형안을 짰다. 한층 더 복잡해진 2009학년도 입시,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전국 4년제 198개 대학의 입학처장으로 구성된 전국입학처장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문흥안 건국대 처장에게 답을 구했다. 문 처장은 지난 4월 1일부터 1년 임기로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올해 입시는 전년도와 비교해 큰 틀의 변화는 없다"며 "비중이 확대된 수시전형에서는 최저학력 기준을 반드시 살피고, 입학사정관에게 제출하는 서류를 가능한 한 정확하고 솔직하게 쓰는 것을 기본으로 하라"고 조언했다.
Q> 전년도 입시와 비교했을 때, 올해 입시의 큰 틀은.
A> 수능 등급제가 폐지되고, 수능 결과에 대한 백분위, 표준점수가 제공된다.
학생부의 경우 정부 주도의 가이드라인은 없어졌지만 올해 반영 비율 면에서 전년도와 비교해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서울과 수도권 대학은 △수시 1학기－입학사정관 △수시 2학기－논술 △정시－수능이 각각 중요한 전형요소로 볼 수 있다.
특히 정시에서는 전년도에 논술과 수능, 두 가지 모두 중요했지만 올해 서울대를 제외하고 정시에서 논술을 보는 대학은 없다.
지방대는 다소 다르다. 면접 비중이 높다. 지방대의 경우 수시 1학기는 입학사정관+면접, 수시 2학기는 학생부+면접, 정시는 수능+학생부+면접의 형태가 될 것이다. 더불어 학생부 반영 비중도 매우 높다. 반영 비율이 대개 50%를 넘고 일부 대학은 70%에 이르기도 한다.
Q> 수시전형의 비중이 확대되고 대학마다 전형을 다양화했다. 이에 대한 대비책은.
A> 수시전형을 노린다면 수능에 의한 최저학력 제한 여부가 지원 대학에 있는지 반드시 살펴야 한다. 수능 성적이 어느 정도 갖춰진 학생이라면 수시를 공략해도 좋지만 수능 성적이 미흡하다면 삼가는 게 좋다.
수시 1ㆍ2학기는 수능 전에 지원하는데, 이때 학생들이 수능 때까지 성적을 많이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본래 실력을 훨씬 상위하는 최저학력 기준을 설정하고 있는 대학에 지원하는 사례가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수능 성적이 급상승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수시는 복수 지원이 가능한데, 무턱대고 많이 지원하는 것도 문제다. 수시전형에서 학생들은 5~10개 대학을 지원하는데 이렇게 되면 전형료만 50만~100만원이 들게 된다.
합격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보장 없이 가정에 경제적인 부담만 커진다.
Q> 외국어 논술 지문, 외국어 에세이가 한국외국어대 이외 대학에서 나올 가능성은.
A> 2009학년도 입시안에 대해서는 각 대학이 올해 3월에 기본계획을 정해 발표했고 이를 대교협에 보고해 책자로도 나왔다. 책자 발행은 공식적으로 사전 예고했음을 뜻한다.
이때 외국어 논술, 외국어 에세이를 언급한 대학은 없었다. 외대 이외 대학에서는 그와 같은 전형 방식이 나오지 못한다고 봐도 된다.
대학에서 3월의 기본계획에 없는 내용을 입시에 도입하려고 하면 대교협의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다. 변호사 교육단체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대학입학전형위원회는 사전에 예고되지 않은 전형안은 허용하지 않는다.
Q> 이번 입시에 새로 도입하는 전형 중 하나가 바로 `입학사정관제`다.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막막하기만 하다. 입학사정관제가 공신력 있는 제도로 정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가.
A> 그동안의 입시는 수능 중심의 정량적인 평가에 기반을 뒀다. 입학사정관제는 정성적인 평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등을 통해 주된 전형요소로 쓰이게 된다. 학생의 소질, 전공 선택 이유, 향후 공부 방식 등을 두고 평가하기 때문에 학생이 진로를 세우거나 소질과 재능을 키워 나가는 데 입학사정관제는 좋은 역할을 할 것이다.
자기소개서와 추천서는 물론 각종 제출 서류는 가능한 한 정직하고 솔직하게 만들어야 한다. 모든 자료는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
또 무엇보다 서류를 작성할 때는 지원 대학과 전공 선택 이유 등을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서술해야 한다. 목표 의식과 열정이 묻어나면 전형과정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것이다.
대학도 입학사정관제를 치밀하게 준비 중이다. 최악의 경우 탈락자가 소송할 것을 대비해 사정 원칙과 면접 평가서를 세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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