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無渡河歌(공무도하가)

           公無渡河(공무도하)    님이시여 물을 건너지 마세요
           公竟渡河(공경도하)    기어이 님은 물을 건너셨네
           墮河而死(타하이사)    (건너시다) 물에 빠져 돌아가시니
           當奈公何(당내공하)    당장 이 일을 어찌할고.

작품해설

작자 : 백수광부(白首狂夫)의 아내
연대 : 고조선
형태 : 한역가, 서정시
형식 : 4언 4구체 고시(古詩)
주제 : 물에 빠져 죽은 남편을 애도함
출전 : 『해동역사(海東繹史)』
의의 : ① 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문헌상의 서정시가이다.
          ② 배경설화가 있다.
          ③ 집단적인 서사시에서 개인
              적인 서정시로 옮아가는 시기
              의 작품이다.
기타 : ① 악곡 명칭인 <공후인(??引>
              으로 볼 때는 작자가 곽리자
              고 (?里子高)의 아내 여옥(麗
              玉)이 지은 것이라고 해야 함.
          ② 본래 중국의 것이라는 견해
              도 있음.

  해동역사(海東繹史)에 한역되어 전하는 이 노래는, 고조선때 백수 광부(白首狂夫)의 처가 강을 거너다가 물에 빠져 죽은 남편 애도하여 공후(??)를 타며 불렀다고 한다. 근래에 와서 이 노래는 본디 중국의 노래고 우리의 것이 아니라는 설도 있으나, 확실한 반증이 없기 때문에 우리의 것으로 보는 것이 아직까지는 일반적이다. 그리고, 이 노래의 제목에 대하여도 작품명으로는 공무도하가이고, 악곡명으로는 공후인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고조선의 뱃사공 곽리자고(?里子高)가 새벽에 일어나 배를 저어갈 때, 어느 머리 센 미친이[白首狂夫]가 머리를 풀어 헤친 채 술병을 끼고 강물 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 때, 뒤따르던 그의 아내가 남편을 불러대며 물을 건너지 못하도록 말렸다.  그러나 늙은이는 깊은 물속으로 휩쓸려 들어가 목숨을 잃고 말았다.이에, 그의 아내가 공후(??)를 가지고 공무도하(公無渡河)의 노래를 부르니, 그 노랫소리는 마디마디 구슬펐다. 노래를 마친 그 아내 또한 몸을물에 던져 목숨을 끊었다.  이 뜻밖의 광경을 본 곽리자고는 집에 돌아와서, 아내 여옥(麗玉)에게 아침에 강가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이를 들은 여옥이 슬퍼하며,공후를 끌어안고 그 소리를 본받아 타니, 듣는 사람이면 누구나 눈물을 흘리고 울었다.  여옥은 옆집에 살고 있는 여용(麗容)에게 이 노래를 전해주고, 또한노래 이름을 공후인(??引)이라 부르기로 했다. 
   이 노래는 물에 빠져 죽은 미친 남편 앞에서 그의 아내가 애통해하면서 부른 것으로, 간결하면서도 직정적(直情的)인 표현 속에 한 여인의 비극적 정황이 거침없이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이 노래는 단순히 슬픈 노래가 아니라, 그 이상의 깊은 의미, 즉 피안과 차안,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갈등, 그리고 그것을 넘어선 임과의 합일이라는 형이상학적 의미를 포함하고 있으며 원시적 서사시에서 서정시로 옮아가는 과도기의 작품이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이 노래에서 가장 중심을 이루고 있는 소재는 물이다. 1행은 사랑하는 남편이 끝없는 명상과 추억을 안고 충만한 깊이의 물 속으로 뛰어들려는 순간을 노래하고 있다. 이 경우의 충만한 깊이, 즉 물은 남편으로 표현된 사랑을 의미하는 것이다.